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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marchais 'dictionnaire des litteratures de langue francaise' bordas. 3th
다음날은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모든 팀이 모여서 함께 게이오 대학으로 향했다. 게이오는 캠퍼스가 5개이지만 이번은 가장 먼저 생겨난 미타 캠퍼스로 갔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우리 학교같이 정문이 문이라기 보단 건물의 입구라는 느낌이었으나 위엄하고 웅장한 느낌에 압도 되었다. 하지만 내부의 시설은 굉장히 현대적이고 편리해 보여 안에 들어가는 순간 밖의 풍경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도착하고 다른 팀원과 인사를 나누고 나니 시작할 시간이었다. 게이오의 진보켄 교수님의 사회로 시작되어 세 학교의 여러 교수님을 모시고, 발표를 시작하였다. 첫 번째 경제 섹션에서는 fta와 3국의 경제통합에 대한 논의와 두만강 유역을 경제 특별 지구로 만들자는 두 팀이 나와서 발표하였다. 나는 후자 쪽의 주제가 흥미로웠는데, 한.중.일 3국하면 보통 북한은 제외하고 하는 이야기이므로 이 팀에서 북한은 물론 몽골, 러시아 같은 나라까지 포함하여 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참신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논의의 범위가 너무 컸고 애매했던 탓에 그것에 대해서 가장 이의제기가 많이 들어온 팀이기도 했다.
2번째 팀은 안보 섹션으로,6자 회담을 살펴보고 그것에서 나아간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자는 내용과, 해양에 관련된 즉 환경이나 어업, 그리고 안보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던 두 조가 있었다. 각 조마다 함께 연세에서 온 분들이 있었는데, 발표에서 굉장히 활약을 해서 우리들의 선망과 교수님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영어가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간결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여 점심 바로 전의 흐트러진 주의력을 모아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점심시간 뒤에는 문화 섹션이었다. 국제결혼과 트랜스젠더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팀이 있었는데, 국제결혼에 대한 팀에 같은 방을 썼던 언니들이 있어서 더 주의 깊게 들었던 것 같다. 방에서 내가 쉬고 있을 때도, 둘이서 열심히 이야기를 했는데, 통합 속의 다양, 다양성 안의 통합.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그런 방향이 아무래도 그 한마디로 일축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학기 사회학입문 시간에 국제결혼에 대한 발표를 맡았을 때는 범위는 우리나라 농촌으로 제한했었지만, 한국은 아무래도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이다 보니, 외국인을 배우자로 삼아도 그 사람들을 한국인으로 동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문화적인 배경과 생각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한국인배우자를 대신할 수 있을 만한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다운 사람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문화적 다양성이 인정되면서도,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수 있는 관대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다음은 우리 팀의 차례였다. 섹션과 주제는 ‘environment session - the trilateral cooperation on climate change’이다. 전날 밤까지 토의 했지만, 결론부분이 역시 부실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나는 결론 부분을 맡기로 했으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분이 하시고 나는 끝에 맺음말 비슷하게 말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왜 이런 발표를 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후변화의 현실은 굉장히 심각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현실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 정부의 정책은 지속성의 부족과 국민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력이 없다. 이런 식으로 지속되어 외부에서 강제적으로 제재가 들어올 때 까지 아무런 손을 쓰지 않는다면, 지구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지경까지 망가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미리미리 기후변화에 대해서 대처하는 특별한 지역 기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이 문제는 과학, 기술 분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그렇게 해서 워크샵이 모두 끝났다. 교수님들의 코멘트 중에서 ** 교수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좀더 대학원생 수준에 맞을 정도의 발표를 준비할 것,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것에 발표스킬이 있는 것이 아니니 더 표현을 효율적으로 할것, 등등 부족한 부분을 여김없이 지적해 주셨다. 이번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참 많았다. 3국이 원거리에서 메일을 통해서 준비를 했던 점, 그리고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간, 그래서 소통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이루어져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자료조사를 하면서 환경문제의 현실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되었으면 내가 관심가는 주제로 처음의 과정부터 함께 열심히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일본의 나베요리를 먹으러 갔다. 거기서 발표시간 이외에 처음으로 일본과 중국 팀원들과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부족한 시간 이었지만, 그 안에도 협력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으로 노력해서 잘 되었다고 다들 기뻐했다. 발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의 진지함과는 또 다른 친절하고 밝은 면에 놀라면서도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발표이외에 좀 더 심도 있는 다른 이야기도 진지하게 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다. 그 뒤 연세인들끼리 박명림 교수님과 다시 자리를 옮겨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의 말씀은 새겨들을 내용이 많았다. 특히 학점같이 작은 것에 집착하지 말고, 넓은 부분을 보고 살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가기 전에 이주해 선생님이 해주신 말을 생각나게 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한 학생들을 점수로 판단하지 않고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글을 보고 판단하신다는 말, 교수는 강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을 지도하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것 등.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겪어온 부정적인 대학교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런 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도쿄 타워를 보러 갔으나, 자정에 불이 꺼지는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도쿄타워를 한 바퀴 돌고 있는 동안, 하늘에서 유성이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여행이 아무래도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했다. 다시 돌아와, 숙소 근처에서 따뜻한 라면으로 속을 달래고 우리는 각자 방으로 헤어졌다. 함께한 구성원과 오늘의 감상이나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2일간의 강행군을 우리 몸이 이겨낼 수가 없었다. 결국 조용하게 그 다음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4. 맺음
다음 날은 돌아가는 날, 우리는 다시 나리타로 향했다. 비행기 옆자리에서는 나와 같은 경우로 일본에 오게된 분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용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사실 우리가 했던 학부생 스터디와 이 일본행을 연관 지으려고 해도 직접적으로 큰 관련이 없어서 조금 유감이다. 나의 목표는, 만일 개인 시간이 있다면 일본에 어떤 식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생각되고 있는지, 우리와 비슷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를 알아볼 예정이었으나 전혀 그 쪽을 알아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스터디를 어떻게 이끌어 가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하게 되어 돌아가서 구성원들과 이 이야기를 다시 해 볼 생각이다.
5달만의 도쿄, 일본에 갈 때 마다 항상 생각하지만, 정말 일본은 양면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현대적이면서도 참 전통적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일본의 알 수 없는 ‘국적불명’의 세련됨을 좋아한다. 긴자의 개성 있는 건물들과 도쿄를 빛내주는 도쿄타워, 그리고 맛있는 양과자들. 서양의 문물들을 들여와 이렇게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특유의 전통 또한 대등할 정도로 살아있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길가를 걸어가다가도 골목길에도 작은 신사가 보이고 기모노나 유카타를 입고 다니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는 곳. 전통적인 숙박 시설인 료칸도 어느 호텔에 못지않게 숙박료가 비싼 뿐 더러 오히려 사람들이 선호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스시와 사시미 그리고 라멘까지... 어느 한 면이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렇기에 일본이 다양한 배경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워크샵에서는 한중일 학생들이 모여서 개최하는 만큼 영어로 모든 과정이 진행되었는데, 휴학하면서 전공인 불어와 계속 공부해왔던 일어만 해왔던 나로서는 참 괴로운 부분이 아닐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3국 전부 영어랑은 전혀 문화적으로는 상관이 없는데 과연 이것으로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이루어질까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워크샵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언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수단으로 쓰인다는 게 이렇게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언어를 학문으로 배우는 전공생으로서 언어를 터득하기 위해서 책을 읽거나, 원어민을 만나거나 하는 여러 노력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도 있었고 나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학문을 하기 위해서 외국어를 하는 반대의 경우는 아직 내 인생 중 별로 겪어 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이럴 기회가 더욱 많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사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수단으로서의 목적이 가장 크기도 할 텐데. 워크샵에서 나름의 영어를 구사하며 발표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정말 영어는 점수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통감했다.
또한 일본에 도착한 날 밤에 방에 모여 발표 내용에 대해 토론하며 어떤 질문이 들어올까 예측해서 답변을 만들고, 또 거기서 발표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 다시 보완하고 했던 그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다들 진지하게 참여했고, 피곤하지 않았다면 밤새 이야기 했을 것도 같다. 왠지 재미없을 것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데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니. 또한 워크샵을 통해서 동아시아학에 대해서 처음 접하게 될 기회를 얻었는데, 생각보다 3국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크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현재 유럽같이 서로 통합하고 함께 논의 하는 자리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한다면, 동아시아 지역도 국제 사회에서 상당한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거기에 북한까지 가세한다면 더 큰 힘이 생길 텐데 자료를 얻기도, 교류도 힘든 상황이니 그런 점이 아쉽다.
그리고 이런 점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부터 해서 여러 방면으로 나이를 불문하고 전부, 배울 점이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3일이 너무 짧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짧은 기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할 만한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없었는데, 안다는 것에 대해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 이번 도쿄행에서 가장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고 유익했던 이 경험과 여기서 받았던 자극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잊어버리지 않게 계속해서 되새기고 싶다.
6. 꼬릿말 우왕. 너무 좋았던 일본 워크샵. 영어에 대한 노이로제가 발현된 계기이기도 했지만,
정말, 너무 좋았다 한마디로 밖에 표현이 안됨. 다시 읽어보니 정말 고치고 싶은데가 한두개가 아니네.흑
4~5장 분량으로 갔다와서 쓴 참관기를 제출하라고 해서, 정말 '열심히' 쓴 참관기(라고 하기보단 참여기) 또한 (분량을 채우기 위해) 여행기도 섞여있다.;;
1. 어쩌다가 그냥...
동아시아의 르네상스 라는 주제로 학부생스터디를 하고 있는 덕에, 이번 한국의 연세대학, 중국의 푸단대학, 그리고 일본의 게이오대학까지 세 대학이 연합한 global governance workshop에 참가하게 되었다. 이 워크샵을 대학원 수업에서 연 것으로, 학부생으로서 어떻게 워크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참관하는 자격으로 가는 것이었으나 갑자기 이번에 가게 된 모든 학생들이 패널에 참가하는 것으로 룰이 바뀌어 급작스럽게 팀에 합류하여 발표를 준비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선 9명의 학생들은 각자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의 팀을 선택해 들어 갈수 있었다. 경제, 안보, 문화, 환경 크게 4 section으로 나뉘어 있고, 세부적으로 팀들이 정한 2가지의 주제로 8개의 팀이 있었다. 스터디와 최대한 관련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세부주제를 가진 팀이 없어서 환경 섹션 중 기후변화에 관한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단 한,중,일 학생들이 직접 만날 수 없는 관계로 우리는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메일로 계속해서 작업을 하였다. 물론 언어는 3국의 학생이 만나므로 영어로 진행되었다.
먼저 떠나기 전에는 우리가 맡은 부분의 자료를 조사하여 영어로 정리하여 보내는 일을 했다. 우리의 발표개요는 3국을 아울러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국제적인 동향을 보여주고 각국의 환경정책 그리고 3국이 연관한 환경정책을 발표한 뒤, 결론적으로 3국이 기후 변화에 대한 좀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할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는 한국의 환경정책과 한중,한일의 환경협정의 내용 등을 조사해 영어로 번역하여 보냈다. 팀에서 리더 격인 일본 측에서 총 정리하여 만든 발표 ppt라던가 만나서 좀 더 토의해야 할 종합적인 내용은 우리가 일본에 도착해서야 완성될 듯 했다. 일단 한국에서의 준비는 여기까지 하고, 금요일 아침에 우리는 일본으로 떠났다.
2. 첫날
첫날 비행기시간이 빠른 터라, 새벽에 일어나 인천으로 향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일행들과 두 번째로 만날 수 있었다. 일본으로 가는 사람들의 구성은 원래 수업을 듣고 있던 대학원생 2분, ** 교수님의 한국과 동아시아 수업의 조교분과 학생들 5명, 그리고 학부생 스터디 2명으로 총 9명이었다. 참으로 어색하기 그지없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웃음이 나오는 건 왜인지. 다들 친화력이 좋아서 공항에서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는 동갑인 친구와 나란히 타게 되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피곤할 새도 없이 도쿄에 도착했다. 그때가 12시 즈음. 교수님은 사정상 뒤에 늦게 도착하시는 터라 우리끼리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가고 싶었던 곳을 남은 시간에 잠깐 돌아다니기로 했다. 일단 도쿄 외곽이었던 나리타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우리의 미션이 시작 되었다. 그래도 여름에 도쿄에 갔다 온 경험을 살려서 지하철을 타는데 성공했다. 5달 만에 다시 찾은 도쿄인지라, 감회가 남달랐다. 아직 가을이 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양 약간 쌀쌀한 날씨에, 하늘은 어찌나 맑던지...... 일본 전철을 탈 때, 그 특유의 공기가 후각을 자극하며 ‘여기가 일본이구나’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제일 빠른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시간이 맞지 않은 관계로, 그나마 쾌속을 탔으나 그것도 오래 걸려 우리는 자다가 깨다 잡담하다를 반복하다 우에노 역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파 올 점심 무렵, 우리는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모두 초행인 곳에서 식사 고르기는 참 어려운 법, 결국 길가에 진열되어 있는 메뉴모형을 보고 라면을 먹기로 했다. 나는 평소에 좋아하던 미소라면을 먹었다. 처음 드시는 분도 있고 해서 반응이 각양각색이라 참 재미있었다. 결국 적응에 실패하고 거의 못 먹은 분도 있었다. 그 다음에 갈 곳은 의견이 나눠져서, 결국 동경대에 갈 사람과 우에노에 있다는 아메요코 시장에 갈 사람을 나누었다. 나는 아메요코로 가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 같은 곳인데, 예전 전쟁 때 미군들의 미제물품을 밀거래 하던 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사람도 있기도 하고 해서, 여러 먹거리들을 구경하고 사먹었다. 타코야끼, 만쥬 등을 일행이 동전을 모아 사먹어 봤다. 시장에서 일하던 사람들 중에 우리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는 분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만큼 여기가 관광명소이면서 한일 간에 대해 서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 일 것이다. 하지만 마치 남대문시장에 가면 일본어로 ‘니세모노아리마스요’(가짜명품을 판다는 말)라고 상인들이 하던 말이 떠올라 왠지 묘한 기분이었다. 이곳은 또한 물건이 싸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나도 여기서 어이없는 가격에 머플러 두 개를 집어왔다. 하지만 질은 장담 할 수가 없는 듯 하다.
일행들과 다시 합류하여, 시내 안쪽의 아카사카에 있는 도큐호텔로 갔다. 트리플룸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처음만난 사람들과 방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기우였다. 단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함께 다니면서 허물없이 우리는 친해져있었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면서 다시 향한 곳은 일본의 청담동과 같은 ‘긴자’. 화려한 건물들과 명품 샵의 디스플레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멋진 곳이다. 마침 일본은 송년회 시즌이라 그런지 파티 의상으로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았고. 굉장히 북적였다. 유명 브랜드의 매장과 전통 종이 라든지, 기모노나 전통음식 들을 파는 여러 가게들을 구경했다. 유명한 와플집이 있다고 들어서 찾아서 먹어보았다. 다들 인정하는 맛이었다. 다음은 츠키지 수산시장을 들렀다. 조교님이 추천해서 저녁으로 스시를 먹기로 했다. 잘 몰라서 행인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간 시장은 이미 파했고, 여러 곳의 스시가게만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저렴하게 먹었던 회전스시집이 아니라 가운데에 카운터에서 직접 스시를 쥐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는 달리 생선이 부드럽게 녹는 것이 맛있었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직 일정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내일 워크샵 건으로 늦게 도착한 조원을 만나서 부족한 부분을 조금 더 논의해야했기 때문이다. 게다 중간에 룰이 바뀌어 발표시간이 단축되었으나, 최대한 많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해야 해서 조금씩 내용을 분담해야 했다. 우리는 거의 파이널로 보낸 피피티 자료와 한국팀이 분담한 부분을 맞추어 가며 이상한 점은 없는지, 질의응답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리 예상해서 그것의 답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았다. 환경주제에서 기후 변화에 대해 3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구 설치에 대한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지적당할 수 있는 점은 그 기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뒷받침 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과연 무임승차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 일본, 중국 팀과는 만날 시간이 없어서 일단은 우리끼리 그 정도 까지 하고 내일 발표 전에 쉬는 시간마다 만나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였다. 그러고 나니 자정이 훌쩍 넘어간 시간이었다.